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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리그에 입성하는 홈런왕 호쾌하게 본토의 담장을 넘긴다!

야구선수 박병호 | 2016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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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홈런왕의 도전이 시작됐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KBO 리그를 평정한 박병호가 대망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1285만 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 트윈스와 4+1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지난 4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생중계 되는 가운데 입단식을 치렀다. 비록 기대해 비해 계약규모는 아쉬웠지만 테리 라이언 단장은 입단식에서 박병호를 주전 지명타자로 기용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하며 새로 영입하는 거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렇듯 메이저리그에 새로이 발을 내딛은 박병호는 풀타임 지명타자라는 새로운 자리를 맡게 됐다. 물론 수비부담 없이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지만 오히려 수비와 병행할 때보다 타격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 많은 선수들은 수비도 함께 했을 때 타격의 리듬도 살아난다고 입을 모은다. 흔히 타격에만 집중하면 성적이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정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다른 것. 박병호는 이따금씩 지명타자로 나설 때도 있었지만 1루수로 넥센에서의 5시즌 대부분을 소화했다. KBO 리그에서 한 번도 풀타임 지명타자를 맡아 본 적이 없는 박병호로서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다고 할 수 없는 전업 지명타자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강정호처럼 첫 시즌부터 자신의 몸값을 성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박병호의 전매특허가 홈런인 만큼 빅리그 담장을 몇 번이나 넘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 20개 이상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박병호에게 국내 무대는 너무 좁았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년(2014~2015) 연속 50홈런 이상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성적도 압도적이다. 홈런(53)과 타점(146) 모두 1위를 차지했고, 타율(3할4푼3리)도 5위에 올라 정교함을 갖춘 거포로 인정을 받았다. ML 공식 누리집인 ‘엠엘비닷컴’(MLB.com)은 최근 “박병호는 미국에서도 한 시즌 20~25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고 기대감을 나타내 화제를 모았다. 이런 호평은 1년 먼저 미국에 온 강정호의 영향이 크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해인 올 시즌 피츠버그의 주전 유격수로 뛰며 타율 2할8푼7리, 15홈런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무릎 부상만 아니었으면 2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이러한 강정호보다 파워만 놓고 보면 한 수 위라 평가받는 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이는 박병호가 ML에서 홈런 25개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근거이다. 
박병호는 선수 생활의 절정을 맞고 있다. 기량 면에서는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단 유일한 변수는 한국과는 다른 낯선 환경이다. 여러 선례가 존재하는 것처럼 자칫 예기치 못한 부상이나 향수병이 찾아올 경우 장기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박병호의 성공을 점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는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데뷔 후 5년간 단 한 시즌도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선보인 적이 없는 만년 유망주였다. 미운 오리 새끼였던 그는 넥센 이적 후 피 나는 노력으로 백조로 탈바꿈하며 스스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든 것이다.
미국에서만 7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버텨내며 메이저리그 무대 진출을 노렸던 이대은(지바 롯데)도 박병호의 빅리그 성공을 확신했다. 프리미어 12를 통해 박병호와 한 팀에서 생활한 이대은은 박병호의 힘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미국에서만 7년을 보내며 세계 각국의 거포들을 직접 지켜봤지만 그 중에서도 박병호의 힘은 남달랐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를 진행하지 않아서 직접 상대한 기회는 없었지만, 박병호 선배는 힘이 정말 대단했어요. 그 정도 파워라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이대은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의 일부 반응은 싸늘하다. 몇몇 현지 언론에서는 KBO리그의 투수들의 수준을 트리플A 혹은 더블A로 평가하며, 박병호의 홈런 기록을 순수하게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반응에 이대은은 직접적인 예까지 들어가며 박병호의 타격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유명해진 크리스 브라이언트도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총 43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뿐이에요. 브라이언트도 ‘홈런 타자’로 각광 받으면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었어요.”라며 “그런데 박병호 선배는 그보다 10개가 더 많은 53개를 때려냈잖아요. 그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닌가요”라고 강조했다.
MLB.com 자체 프로그램인 ‘MLB 투나잇’은 미네소타의 2016년 시즌을 전망하면서 박병호를 5번 타순에 포진시켰다. 원래 클린업을 맡았던 트래버 플루프는 6번으로 내려갔다. “박병호는 토리 헌터(은퇴)의 공격력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던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의 기대가 고스란히 나타나는 대목이다. 더불어 대이브 세인트 피터 미네소타 사장은 지난 12월 13일 “박병호와 손잡은 것은 트윈스를 위해 굉장한 계약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하며 박병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처럼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와 믿음을 등에 업은 대한민국 홈런왕 박병호가 야구의 본토 미국의 담장을 호쾌하게 넘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꽃피는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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