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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고귀함으로 다가 온 정통 일식의 맛

재패니즈 다이닝 <코고(こうごう)> 김영민 대표 | 2013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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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끼(편백나무)로 만들어진 2단 찜통에 아스파라거스, 고구마, 단호박, 버섯, 그리고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듯 싱싱한 활전복과, 관자, 가리비와 조개, 결 좋은 와규(和牛) 생고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국내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오직 코고에서만 가능한 일본식 요리 ‘세이로무시’가 테이블 위에 차려지면 함께 자리한 사람들은 세상 가장 고귀한 이가 된다. 일본어로 코우고우(こうごう.皇后). 황후의 상차림을 뜻하는 이 재패니스 다이닝(Japanse Dining)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조용히 전해지고 있는, 그러나 매우 유명한 일식전문점이다. 대부분의 일식집이 한국형으로 변화할 때 오롯이 정통일식을 고집해 온 코고. 그 맛에 대한 자존심은 김영민대표의 다이닝철학에서 비롯되었다.
 
2년전 가을, 서울 명동에 처음 선보인 코고는 고객들의 입맛, 그리고 눈맛에 신선한 자극을 주며 일식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일식이 눈에 익은 회 몇 점과 진부한 스케다시(つけだし)로 전전할 때 코고는 오직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통 일식만을 선보이며 까다로운 명동의 미각을 사로잡았다. 일본 현지의 지방색을 살려 섹션별로 선보이는 코스 메뉴, 인덕션 위 종이냄비 안에서 끓여먹는 일본 전통식 나베 등은 코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충분한 것이었다. 오사카, 도쿄, 교토 등 일본 현지의 오래 된 재패니스 다이닝을 직접 방문해 맛을 보고 메뉴를 개발하는 김영민대표는 일식은 오직 일식다워야 함을 신조로삼는다. 고가(高價)의 히노끼 찜통 및 종이냄비 등의 테이블웨어와 및 소소한 소품까지도 일본 현지에서 공수해 오는 까닭은 오로지 일본다운 맛을 그대로 전하기 위함이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춰 한국식으로 변형된 최근의 일식과는 달리, 코고가 정통 일식만을 고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차별화죠! 오직 일본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소품으로 일본에 온 듯한 느낌. 그것이 코고만의 차별화된 감동입니다.”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데판야끼, 10여종의 일본전통나베 스끼야끼 등의 익숙한 메뉴 외에도 랍스타사시미 및 랍스타나베요리, 우나기(민물장어)요리, 부타가쿠니(일본식삼겹살찜), 고바찌, 오사카식 각종 찜밥류, 후쿠오카식 사라우동,일본식 숙성회 등 일본 본토에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은 오직 코고에서만 누리는 맛있는 사치다. 이 비밀스러운 미각 체험은 고급스런 코고의 매뉴얼에서부터 시작된다. 갖가지 이름모를 일식이 제시된 메뉴얼이 고객의 오미(五味)를 움직이면 직원들은 세심하게 음식의 재료와 맛을 알려준다. 멋있고 맛있는 일식이 하나둘씩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고객들은 저마다 탄성을 멈추지 않는다. 처음부터 강한 임팩트(impact)를 던져주는 정갈하고도 단정한 차림새, 차가움부터 따뜻함으로 이르는 일식 특유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되 한껏 맛을 살린 코고의 일식 요리. 이 모든 것들에 감동한 고객은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느끼며 언젠가는 다시 찾게 되리라 마음먹게 되는 것이다. 최봉주 수석쉐프는 “저희는비주얼(visual)적인 매력과 창조적인(creative) 맛을 동시에 추구합니다.”라는 말로 코고의 다이닝 콘셉트를 전한다. 비즈니스 미팅 등 중요한 모임 장소 일순위로 자리매김한 코고에서는 주말이나 저녁은 예약제를 정례화하고 있다. 특히 1~2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고객을 위해 엄선한 재료를 사전에 준비함으로써 일식이 지녀야 할 궁극의 맛을 실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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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케팅 감각에서 탄생한 전문 일식점

김영민대표는 실내의 조명 및 인테리어, 이에 더해 고객을 위한 클래식 및 재즈 음악 선곡에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세계적인 기업 GE의 마케팅 파트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그는, 음식은 곧 심신(心身)과 같다 여긴다. “글로벌마게팅 업무를 하던 시절 전세계를 다니면서 여러나라의 수백여가지 맛을 경험해보았고 입맛에 맞는 요리가 일의 능률도 올려준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타고난 미각과 트렌드를 분석하는 마케터로서의 자질은 오늘날의 코고를 이룬 토대가 됐다. 오래도록 근무하던 회사를 나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김 대표는 일식을 사업 아이템으로 낙점했고 그로부터 본격적으로 일식에 몰두한 일이 오늘에 이른다. “푸드 사업 분야, 특히 일식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시피 했지요. 기자재, 식자재 수급부터 모든 요소를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 갔습니다.” 그러나 궁즉통달(窮卽通達)인지라, 열정만큼이나 더욱 전문성을 띠게 된 김영민대표는 이제는 일식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달인이 되었다. 이처럼 끊임없이 일식을 연구하고 일식만의 요리 콘셉트를 발굴해가는 코고의 진화는 고객, 직원과 함께 가는(Corporation+Go) - 이른바 ‘코고(CoGo)정신’을 이뤄냈다. 오픈한 이래 2년동안 코고의 콘셉트에 맞는 분위기를 발굴하기 위해 세 번이나 인테리어를 바꿔 낸 즐거운 변화. 코고에 대한 김영민대표의 애정은 끝이 없다. 김 대표가 서울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명동을 코고의 위치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명쾌하다. “명동은 우리나라의 과거와 미래라고 할 수 있죠! 맛의 트렌드에 민감한 청담동과 여의도보다 더 깊은 역사와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의 촉이 와 닿은 명동은 주중에는 20대부터 30~50대까지의 엘리트 사무직 및 임원들이 주요 고객층을 이루지만 주말에는 가족모임이 많은, 그야말로 칼라가 뚜렷한 지역이다. 김영민대표는 말한다. “뚜렷한 타겟팅과 포커싱이 가능하기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 방향을 명확히 잡을 수 있는 곳 또한 명동입니다.” 고객을 잘 알게 되니 음식도 다채롭고 신선하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코고의 요리는 주중에는 런치 코스 및 일반 디너 코스로 진행되며 주말에는 가족모임을 위한 프리미엄 코스 등으로 차이를 두어 고객의 니즈(needs)에 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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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스 다이닝의 뚜렷한 로드맵 그려가는 코고

최근 김영민대표는 사업다각화로 분주하다. 신소재를 전공한 김영민대표는 공학박사이자 신소재 관련법인의 대표이사로서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또한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Food 사업군에도 역량을 펼치고 있다. 명동의 코고를 ‘프리미엄 코고(Premium Cogo)’로 위치시키면서 해외 각지에 ‘리틀 코고(Littele Gogo:가칭)’를 전격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의 코고는 본점으로서 고객만족도와 시장의 중심이 되는 안테나샵(Antena Shop)이 되는 것이다. 김영민대표는 “한국인으로서 일식으로 해외 시장 진출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입니다.” 라며 “과거 수년간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해 온 경험으로 최고급화된 재패니스 다이닝 시장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라고 밝혔다. 고객이 외식업에 기대할 수 있는 요인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영민대표의 경영철학은 세가지- 상상력(Imagination), 창조력(Creation), 즐거움(Fun)이다. 가장 특별한 일본 음식으로 차별화된 감동을 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김영민대표. 그는 오늘도 “음식 참 좋았다.”라는 고객의 찬사를 감사히 여기며 일식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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