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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헬릭스 이론 수출로 새마을운동의 세계화 초석 마련

커버스토리 노화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명예교수/영남대학교 석좌교수 | 2016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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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국가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거듭났다. 실질적인 국가로서 기능한지 70년을 갓 넘겼을 뿐인 한국이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 석학들은 1970년대 시작된 새마을운동에서 답을 찾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교수는 2015 지구촌 새마을지도자대회 기조강연에서 “우리는 돕는 사람일 뿐 해당 국민 스스로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새마을운동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학술분야에서 새마을운동이 개도국들의 경제성장 롤 모델로 제시되면서 이론적 체계 정립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노화준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 사회과학과 복잡성과학의 융합학문적 시각에서 새마을운동을 연구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이론화하여 세계화에 앞장서는 노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성공적인 경험을 발판으로, 개도국의 가난과 빈곤에서 야기된 공동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고, 새마을 정신의 공유와 실천을 통한 지구촌의 공동 협력을 모색하고 있었다.

노화준 교수는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미국 연방정부 환경청 연구교수, 행정정보공유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년퇴임 후 서울대 명예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혁신운동’의 관점으로 새마을운동을 연구해 왔으며, 새마을정신의 창발과정 논리모형과 행위자 기반 트리플 헬릭스 이론을 정립해 새마을운동의 성공 논리를 밝혔다. 현재 영남대학교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로 활약하며 저개발국에서 미션을 안고 유학 온 외국인들에게 중요한 경험과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2011년 11월 개원한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은 개도국 공무원과 공공부문 종사자들에게 새마을운동과 한국의 개발경험을 공유하고, 글로벌 새마을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달 기준 재학생이 44개국 196명이며, 총 누적 입학생만 56개국 340명, 졸업생 37개국 123명이다. 노 교수는 새마을 커뮤니티 발전기획(Saemaul Community Development Planning)이라는 강좌를 개설해 새마을운동을 최신의 공공관리 이론과 결합한 융합이론으로 발전시켜 지도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강의준비로 학생들의 수업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노화준 교수는 지난 2013년에는 『 한국의 새마을 운동 』이라는 저서를 출간했으며, 현재는 『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 』라는 책을 집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트리플 헬릭스, 세 주체가 상호작용해 새마을운동을 성공으로 이끌다 
1970년대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훌륭한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마을운동은 여전히 유효한 혁신운동이다. 노화준 교수는 바로 이점에 주목했고, 새마을운동의 성공적 경험을 통해 개도국 빈곤 퇴치를 주도할 수 있는 세계화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새마을운동을 사회적 혁신으로 보고, 이 운동이 왜 성공하였는가를 설명하는 이론을 정립했다. 그 핵심이 행위자 기반 트리플 헬릭스 이론이다. 이 이론은 최고정책결정자, 정부조직의 공무원 및 새마을지도자 등 세 주체가 이상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음을 설명한다. 서로 다른 주체간의 제휴와 협력이 상승작용을 통해 혁신의 역량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로 내용을 뒷받침했다. 
“새마을운동을 연구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연구자들로부터 왜 지금 40여 년 전의 새마을운동을 연구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질문 자체가 제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을 연구하게 된 문제의식과 목적이며, 연구의 프레임이자 접근방법이었죠. 현재 우리사회는 70년대에 비해 크게 성장했으나 사회적 가치 창발의 중요성은 현 사회에서도 여전히 높습니다. 그러므로 현재보다도 사회경제적 환경이 훨씬 열악했던 상황에서 어떻게 새마을운동을 전개했고, 새마을 운동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 가치가 창발하였는가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 것입니다.”
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을 정신적 기조로 삼고, 그 추진 방법으로 우수한 지도자의 헌신적 봉사와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지원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하여 새마을운동은 대통령의 절대적 후원과 우수한 남녀 새마을지도자, 그리고 정부조직의 공무원이라는 3자의 연합이 핵을 이루며 성공적으로 추진된 국민운동이 될 수 있었다. 즉 최고정책결정자와 보좌관들은 새마을운동의 비전과 추진전략을 제시하고, 중앙과 지방의 새마을운동 관련 공무원들은 사업을 기획하고 결과지향적 관리를 맡은 것. 더불어 의지를 가진 새마을 지도자들은 마을의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프로그램으로 작성하며 새마을운동사업 추진의 촉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조직이 형성되고, 복합적응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창발과 생성의 리더십이 발현되고 새마을운동이 성공하게 된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또한 노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성공을 설명하는 이론 개발과정에서 최고정책결정자·중앙 및 지방공무원들·새마을지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적 혁신을 이뤄왔는지에 대해 사이몬 시넥(Simon Sinek)의 골든 서클 이론(The golden circle)을 도입해 설명했다. 이는 새마을운동을 시작할 때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why)를 명확히 밝히며, 비전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시넥에 의하면 물건을 어떻게 만들었냐(how to)와 이 물건으로 무엇(what)을 할 수 있느냐보다 왜 만들었는가(why)에 대한 목적에 고무될 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생기고, 그 제품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박정희 대통령이 제시한 새마을운동의 비전과 목적은 중앙의 공무원들 및 새마을 지도자들이 맡은 바 업무를 열심히 하도록 고취시켰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요인이 된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국가발전 전략이자 혁신운동
“저는 새마을운동을 사회과학과 복잡성과학의 융합 학문적 시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최고정책결정자, 공무원집단 및 새마을지도자간의 상승작용에 의해 농촌사회를 변혁시킨 새마을운동은 경험이 부족한 발전도상국들이 어떻게 농촌사회를 변혁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발전의 교과서가 될 수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은 많은 발전도상국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국가발전 전략이자 혁신운동입니다. 한국은 이제 원조 받는 국가가 아니라 원조를 하는 국가로 발전했습니다. 그 밑바탕엔 새마을운동이 있었고 발전도상국이 이를 벤치마킹하면 충분히 빈곤을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노 교수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일까. 최근 새마을운동이 세계 석학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석학들이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바로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즉 새마을운동은 처음부터 완벽한 정부 주도의 모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지난 11월 24일 대구에서 열린 ‘2015 지구촌 새마을지도자대회 고위급 원탁회의’는 전 세계적인 새마을운동의 활성화에 불을 지핀 자리였다. 16개국 18명이 참가한 이 자리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마을운동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에 대해 피력했고, 주니 쿠아 필리핀 퀴리노 주지사 역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롤모델로 하여 퀴리노식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제프리 삭스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지구촌의 빈곤퇴치에 활용할 것”이라며 새마을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보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개도국의 사회적 혁신 이끄는 새마을운동의 전도사
노화준 교수의 연구는 빈곤퇴치의 이론 기초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도국의 사회적 혁신을 바라고 있다.
“새마을운동과 새마을정신을 전파해 세계 빈곤퇴치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또 개도국을 비롯해 새마을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국가들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이론으로 세계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뒷받침한 새마을운동. 그리고 이러한 새마을운동의 사회적 혁신을 이론으로 정립해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선도하는 노화준 교수의 눈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그를 주축으로 새마을운동이 세계 속에 전파되어 지구촌이 하나 되는 평화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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