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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질주의 미학의 선구자 나무인간 창조해 현대사회 비판

박토을 화백 | 2015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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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 빈곤의 현대인 삶을 투영한 독창적 화풍으로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여는 박토을 화백. 그는 ‘인간의 자연화, 자연의 인간화’를 화두로 정·기·질주의 미학을 창시한 순수미술계의 거목이다. 그가 추구하는 정·기·질주의란 모든 생명체의 3대 요소를 말한다. 즉, 정신(精), 에너지(氣), 물질(質)이 합일된 만물의 근본 요소를 체계화한 작가의 학설이 반영된 것. 이에 본지는 ‘나무인간’의 상징적 조형을 통해 인간 욕망이 만연한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신문명시대 도래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박 화백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했다.       

정기질주의 철학 담긴 ‘나무인간’ 
“모든 사물에 있어서 근본요소가 되는 정신, 에너지, 물질을 통합한 정·기·질주의를 근간으로 작품을 이어왔습니다. 또한 작가는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캐릭터 연구와 색채, 기법의 변화를 주는 등 10여 단계에 걸쳐 정·기·질주의 작업을 발전시켜 왔죠.” 
박토을 화백의 화폭은 환각적 세계상이다. 인간과 자연의 불완전한 소통에서 비롯된 물질문명의 세태를 비유한다. 인간의 욕망이 넘실대는 불안정한 사회는 흙빛의 초현실적 공간으로 표현되며, 비정상적으로 풍만한 하체와 빈약한 상체를 가진 나무인간의 모습은 고독하고 위태롭다. ‘모든 자연을 인체로 본다’는 작가의 신념에 맞게 자연의 형상을 인간의 특성을 살려 기묘하게 그려냈다. 친근하면서도 다소 이질감을 주는 나무인간의 형상은 냉엄한 현실 속 갈등하고, 동요하는 현대인의 표상이다. 이렇듯 풍요로운 물질문명사회 속 빈곤에 허덕이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재료의 질감과 특성을 살려 창의적으로 표출한 박 화백은 “물질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삶의 목적이 물질이 되어가는 세상이 안타까울 뿐이다”라며 “인간의 자연화, 자연의 인간화를 꿈꾸며 정기질주의 철학이 담긴 나무인간작품으로 정신문명사회 도래를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분별한 이미지 차용, 국가 정책적인 보호망 필요 
“누구도 상상 할 수 없는 괴물을 캐릭터화해서, ‘나무인간’의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탄생한 이미지가 자전거 헬멧, 로봇, 디자인, 광고, 회화, 조각, 벽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방, 표절되고 있죠. 특히, 캐릭터 특성인 뾰족한 헤어스타일이 무방비하게 차용돼 일반회화로 전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존 미술사에 없는 캐릭터와 기법을 연구해서 창조한 순수미술을 광고주들은 무분별하게 모방해 상업화시킨다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문화수준이 낮아질 것입니다. 너무 총체적으로 번졌습니다. 제가 기록한 것만 해도 수백 명이죠. 작가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국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박토을 화백은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참으로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가 “‘나무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을 상실했다”고 고백했듯, 박 화백은 예술가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며 전진했다. 박 화백의 화려한 이력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파리 국립 제7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Initiaux Dr학위를 취득했으며, 파리, 일본, 중국, 독일, 영국, 미국, 벨기에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유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뚜르시로부터 특별기획 초대개인전 초대작가로 선정돼 총 5회의 연속초대전을 진행했으며, 당시 프랑스 방송사인 M6TV방영과 뚜르신문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더불어 프랑스 레제미술관 공모전 최고상 수상 및 권위 있는 국제공모전, 파리르싸롱과 싸롱도똔느공모전 수상 등 약 20여회의 수상 이력을 쌓았다. 박 화백은 지난해 한남대 56주년기념관 초대개인전으로 정·기·질주의 철학의 결정체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그의 정·기·질주의 철학이 반영된 나무인간 작품이 오늘날의 인문학과 일치하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부각된다. “진정한 예술을 위해 인간의 우뇌에 기준을 두지 말고,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관념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는 박 화백. 국제미술과 연계할 때, 브라크와 피카소가 큐비즘을 탄생시켰다면, 그는 나무의 형상으로 물질풍요와 정신빈약을 시대적 상징인간으로 조형화해 정·기·질주의를 탄생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한 예술가에 대한 평가는 그의 작품과 삶이 일관되었는지 함께 조명돼야 비로소 참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박 화백의 예술적 삶은 대의를 위한 숭고한 작업이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나무인간’ 작품이 정신문명세계 도래를 위한 자양분이 되길 바라며, 고된 환경 속에서도 열정을 품고 전진하는 박 화백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미를 전파하는 예술가로서 가치 있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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