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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사회와 소외된 세상을 화합의 공동체로 바꾸는 여정

태양의서커스 <퀴담>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씨어터 | 2015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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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행인’의 아름다운 여정에 동참한다. 2007년, 대한민국 공연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태양의서커스 <퀴담>이 8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9월 10일부터 11월 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씨어터에서 펼쳐질 태양의서커스 <퀴담>은 현재 마지막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며 이번 월드 투어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의서커스 <퀴담>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감성을 자극하며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슬로건인 태양의서커스는 캐나다 퀘벡 근교에 있는 베-생-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1980년대 초반에 그곳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거리를 배회하고 죽마를 타고 돌아다니는가 하면 마술을 부리고 춤을 췄으며, 불을 뿜고 음악을 연주했다. 이들은 질 생-크루아가 창설한 길거리 극단 사람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젊은이들의 공연에 흥미를 느끼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공연단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바로 훗날 태양의서커스의 창립자이자 C.E.O가 된 기 랄리베르테였다. 
이 극단 사람들은 얼마 뒤에 ‘하이힐 클럽’이라는 것을 만들었으며, 그 후 1982년에 ‘베-생-폴 마을의 카니발’을 창설했다. 이것은 각지에서 온 길거리 공연자들이 만나 며칠 동안 여러 장소에서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공연하며 거리를 활기차게 만드는 문화 이벤트였다. 이 카니발은 1983년과 1984년에도 개최되었다. ‘하이힐 클럽’은 주목 받았고, 기 랄리베르테와 질 생-크루아 그리고 이들의 동료들은 이미 과도하게 원대한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퀘벡 주를 대표할 만한 서커스단을 만들어 이들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졌던 것이다. 1984년에 퀘벡 시는 자크 카르티에가 캐나다 땅을 발견한 지 4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시 당국은 지역 전체를 순회하며 공연할 작품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때 기 랄리베르테는 이 공연을 자신이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여기에 ‘태양의서커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결국 그는 시 축제 조직위원회 구성원을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태양의서커스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쉼 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태양의서커스는 차원이 다른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태양의서커스는 세계 50개국 출신의 직원 5,00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는 약 1,300명 가량의 아티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태양의서커스는 세계 6대륙의 300개 이상 도시에서 1억 5,500만명 이상의 관객들에게 경이와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2008년부터 세계 각지에서 18개의 작품을 공연하게 된 태양의서커스는 에미(Emmy), 드라마 데스크(Drama Desk), 밤비(Bambi) 등 저명한 상을 다수 수상하며 명성을 쌓음과 동시에 공연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렇듯 태양의서커스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창작자들로 하여금 상상할 수도 없던 것들을 자유롭게 꿈꿀 수 있게 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태양의서커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공연브랜드가 되었고 이를 가장 대표하는 공연은 역시나 <퀴담>이다. 프랑크 드라고네 감독 하에 탄생한 태양의서커스 <퀴담>은 1996년 4월, 몬트리올의 빅탑 내 첫 공연을 시작으로 5대륙을 투어하며 6,2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1,3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만나왔다. 46명의 아크로뱃, 음악가, 가수 등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발군의 무대를 선사하는 <퀴담>은 2010년 12월, 북미를 거치며 단기간에 여러 도시를 투어하는 아레나 공연을 시작하였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태양의서커스 <퀴담>은 ‘익명의 행인’이라는 라틴어로 익명의 사회와 소외된 세상을 따뜻한 희망과 화합이 있는 곳으로 바꾸는 여정을 보여준다. <퀴담>은 무관심한 부모를 둔 어린 소녀 ‘조’가 상상 속 세계 ‘퀴담’으로 빠져들며 그곳에서 그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는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는 줄거리를 지니고 있다. 태양의서커스 공연 중 가장 예술적이고 스토리라인이 뛰어난 작품이라 어린아이에게는 꿈의 세계를, 어른에게는 상상 가득했던 추억의 세계를 선물한다.
태양의서커스 <퀴담>은 2007년 한국 초연 당시, 9주 연속 예매사이트 공연랭킹 1위, 2007년 연간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공연계에 연일 신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굉장한 티켓파워를 보여줬던 <퀴담>은 당시 1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8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이번 공연은 특별히 아레나가 아닌 빅탑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의 성격상 공간에서 보여지는 미학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빅탑 공연은 태양의서커스를 기다려 왔던 모든 사람들을 설레게 할 것이다. <퀴담>은 태양의서커스 공급 제한 정책으로 내년 2월 뉴질랜드 투어를 끝으로 영원히 막을 내린다. 20년 간의 화려했던 지난 영광을 뒤로하고 전 세계 관객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준비하고 있기에 이번 내한 공연이 더욱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퀴담>만을 위해 설계된 특별공연장에서, <퀴담>만이 선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를 온전하게 관람하여, <퀴담>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손을 흔들어 보는 건 어떨까. 벌써부터 잠실벌이 달궈지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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