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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씨를 완성한 문근영 정통사극 연기에 방점을 찍다!

배우 문근영 | 2015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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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최고 기대작 영화 <사도>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오는 9월 16일 대개봉에 앞서 지난 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사도>의 모습은 과연 명성 그대로였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등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대중과 평단의 많은 관심을 받은 <사도>는 공개 후 더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받는가 하면,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 영화 중 정점이라는 평도 받고 있다. 더불어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전개와 연출, 시대를 반영한 메시지 등 <사도>에 쏟아지는 호평은 무궁무진하다.

벌써부터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사도>의 다양한 감상포인트 중에서도 단연 첫 손에 꼽히는 것은 극중 ‘혜경궁 홍씨’를 맡은 배우 문근영이다. 그녀는 <사도>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빛나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냈다. 문근영은 <사도> 기자회견에서 “사도세자와 영조의 갈등은 영조의 시선, 혜경궁 홍씨의 입장, 정조의 시각 등 다양한 시선에서 풀어진 이야기”라며 “이 영화는 사도세자라는 인물을 더 심층적이고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 연기한다기보다는 ‘사도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문근영과 영화 <사도>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지난해 영화 <사도> 캐스팅이 이뤄지고 있을 무렵, 문근영에게 혜경궁 홍씨 역을 연기해달라는 러브콜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문근영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혜경궁 홍씨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았기 때문에 소문 자체가 의외였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사도세자와 얽힌 시기의 혜경궁 홍씨는 그리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 인물, 즉 문제적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20대 연기자 중 단연 최고의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문근영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보기좋게 우리의 예상을 깨뜨렸다. <사도>에 혜경궁 홍씨 역할로 합류한 것.
“드라마 <명성황후>를 촬영하던 중 대사에 혜경궁 홍씨가 거론된 적이 있다. 그때부터 막연하게 혜경궁 홍씨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한채 살았다. 그러다 <사도> 시나리오를 받게 되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서 이 안에서 살아 숨쉴 수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송강호 선배와 드디어 한 작품에서 호흡할 기회가 왔는데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의외라는 주변 반응을 뒤로한채 흔쾌히 혜경궁 홍씨 역을 선택한 그녀는 영화 속에서 자신의 몫 그 이상을 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영화 후반부 60대 노인의 분장까지 소화하는 등 문근영은 이번 작품에서 여배우로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온전히 작품만을 위해 <사도>속으로 뛰어들었다. 
문근영은 사극의 대명사와도 같은 존재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녀는 드라마 <명성황후>를 통해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했다. 문근영은 <명성황후>에서 어린 명성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하는 동시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고운 자태를 뽐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사극하면 떠오르는 배우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이후 문근영은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 <불의 여신 정이>의 유정 등 사극에 주로 출연, 시대를 넘나들며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나는 사극을 굉장히 좋아한다. 현재와 다른 그 시대만의 정서와 분위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그 시대의 정서를 온 마음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사극을 좋아하는 배우 문근영은 시대극을 촬영할 때의 남다른 마음가짐이 연기에 그대로 투영되어 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사도>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어린 시절 사도와 혼인을 하며 왕가로 들어온 혜경궁 홍씨는 3대에 걸친 비극적인 가족사를 지켜보는 유일한 인물이다. 또한 겉모습은 여리지만 마음만큼은 강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조와 갈등하는 남편 사도세자를 일찌감치 버리고 오직 자신의 아들인 정조에게만 집중하는 인물이다. 문근영은 이러한 혜경궁 홍씨의 복잡미묘한 내면을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든 사도세자를 말리는 모습에서는 아내로서의 모습이 드러났고, 정조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품에서 멀리 떠나보낼 때는 아련함이 묻어 있는 모성애가 강하게 드러났다. 사도세자에게는 그토록 독하면서도 아들 정조에게만은 온화했던 혜경궁 홍씨를 연기한 그녀를 목격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배우 문근영의 ‘대체 불가능함’에 대해 논하고 있을 정도.
한편, 문근영은 안방극장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어울리는 선택을 하여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는 SBS 새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운명처럼 ‘아치아라’ 마을로 오게 된 영어 원어민 교사 ‘김소윤’역을 맡게 될 예정.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용팔이>의 후속작으로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암매장되어 있던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문근영이 남자주인공인 육성재와 어떤 하모니를 이룰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아역으로 시작하여 어느덧 연기경력으로는 중견급(?) 배우가 된 문근영. 그녀는 배우의 길을 걸어오면서 힘들었던 순간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어쩌면 외로웠을 시간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혜경궁 홍씨로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천상 배우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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