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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 도시문화와 폼페이>展 울산박물관 | 2015년 06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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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울산_2_정원이 그려진 벽화.jpg

폼페이 울산_2-1_돌고래와 어린 아리 조각상.jpg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가 울산에서 그 위용을 공개한다.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4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특별전은 울산시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공동 주최 순회전시로 여는 전시이다. 지난 4월 5일 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바 있는 이번 전시는 폼페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했던 대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발걸음으로 이어져 무려 16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문명과 문화를 소개하는 기획전시를 개최해 온 국립중앙박물관과 울산박물관은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폼페이 유적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폼페이에서 출토된 조각품, 장신구, 벽화, 캐스트 등 298건의 다양한 유물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폼페이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 연안의 항구 도시로 고대 로마 상류계급들의 화려한 휴양지였다. 그러나 서기 79년 8월 24일 정오에 시작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2천여 명에 달하는 폼페이 시민과 도시는 하루 만에 완전히 뒤덮였고, 한 순간에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1592년 운하 공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된 폼페이는 신들을 위한 신전, 통풍과 채광을 고려한 건축구조와 조명, 난방시설은 물론 남탕과 여탕이 구분된 공중목욕탕과 사우나 시설이 있었다. 또한 도시 곳곳에 빵집, 선술집, 음식점, 세탁소, 포도주 공장, 철물점이 있는 등 그 당시 시대를 호령한 문화의 찬란한 유산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었다. 결국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으며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고, 18세기부터 현재까지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유적에 대한 고고학 발굴조사로 확인된 유물들은 당시의 쓰임새와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폼페이 유적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생활 모습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작은 유물 하나라도 출토된 곳에 대한 정보를 오롯이 담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시품 중에는 집 내부의 벽을 장식하던 벽화들이 대거 전시되는데, 잘 가꾸어진 꽃과 나무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가 있는 정원을 그린 그림, 신화 속의 의미 있는 장면과 실제 기둥과 같은 건축적인 양식이 담겨있는 그림 등은 폼페이 사람들의 뛰어난 조형 감각과 높은 예술적 수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도시 곳곳에 세워졌던 신들의 조각상과 먹이를 사냥하는 동물들의 조각상, 젊은 여인의 팔을 장식했던 금으로 만들어진 팔찌와 같은 장신구 등은 화려한 도시로써의 폼페이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도심의 번화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상점에서 구워져 판매되었던 빵, 지역의 특산품인 와인을 담았던 항아리, 공정한 매매를 위한 필수품인 저울과 추 등은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졌던 역동적인 도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은 당시 살았던 사람과 동물들의 죽음의 순간까지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놀라운 역사의 현장이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쭈그린 채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는 남자, 옷으로 얼굴을 감싼 채 엎드려 죽은 여인, 집 안에 묶여 있다가 고통스럽게 죽어간 개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캐스트는 소(小) 플리니우스의 편지와 함께 화산폭발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아름다운 예술과 풍요로 가득 찼던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 그러나 갑작스러운 화산폭발로 역사에서 사라진 비극의 도시가 된 폼페이의 모든 것을 보여줄 이번 전시로 로마제국을 생생하게 느껴보는 건 어떨까. 폼페이는 살아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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