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테베랜드>가 11월 20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두 번째 시즌으로 찾아온다. 연극 <테베랜드>는 아버지를 죽이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마르틴, 마르틴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준비하는 극작가 S, 마르틴을 대신해 무대에 오르는 배우 페데리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테베랜드>는 현재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손꼽히고 있는 세르히오 블랑코(Sergio Blanco)가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작품 속 세 인물의 대화는 존속 살인, 신화, 문학, 음악, 극예술, 스포츠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오가며 나와 타인의 관계성, 예술과 현실, 허구와 진실, 그 경계에 대해 탐구한다. 심오한 토론과 고전 신화 인용부터 위트 넘치는 대화, 인간의 만남과 헤어짐에 깃든 묵직한 감정적 울림까지, 탄탄한 텍스트의 <테베랜드>는 관객에게 명확한 정의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각자 자신만의 해석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선사한다.
<테베랜드>는 무대 한가운데 위치한 철창이 객석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 위의 철창은 마르틴이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의 농구장, S가 공연을 위해 내무부의 지시로 무대에 설치한 철창, 페데리코와 S가 함께 작품 연습을 하는 연습실까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며 작품 속 또 하나의 캐릭터로 존재한다. 여기에 CCTV를 활용한 독특한 무대는 관객에게 색다른 시각적 요소와 함께 교도소의 관찰자가 된 듯한 경험을 선사해 볼거리를 더한다.
2013년 우루과이에서 첫선을 보인 <테베랜드>는 10여 년간 영국,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인도 등 전 세계 관객과 만나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2017년 오프 웨스트엔드 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2023년 한국 초연으로 찾아왔던 <테베랜드>는 당시 관객 평점 9.7, 2023년 3분기 연극 티켓 판매액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테베랜드>가 1년 만에 컴백 소식을 알려 관심이 뜨겁다.
이번 시즌 캐스팅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최고의 팀워크로 2023년 초연을 완성했던 여섯 명의 배우가 모두 재합류 소식을 알린 것은 물론, 작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뉴 캐스트까지 이름을 올려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존속 살인을 주제로 작품을 올리려는 극작가 S에는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 김남희가 함께한다. 1인 2역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감옥에 수감 중인 마르틴 역과 마르틴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 페데리코 역은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 강승호가 연기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합류로 기대가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신유청 연출이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아 작품을 이끈다. 백상예술대상 백상 연극상, 동아 연극상 연출상 등의 수상 경력과 <엔젤스 인 아메리카>, <그을린 사랑> 등 탁월한 연출로 사랑받고 있는 신유청 연출 등 <테베랜드>만의 특색을 탁월하게 그려낼 창작진과 함께 찾아올 두 번째 시즌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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