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스코 챔피언십,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챔피언십, US오픈 등 메이저 3개 대회를 휩쓸었던 박인비의 ‘캘린더 그랜드슬럼’(한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이 아쉽게 무산됐다. 박인비는 지난 8월 5일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링크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치며 최종합계 6오버파 294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8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14타를 뒤진 박인비는 대회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는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1번홀(파4)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전반에만 5타를 잃었다. 후반 첫홀인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반전이 일어나는 듯 했으나 11번홀(파3) 보기로 스코어를 되돌렸다. 14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낚았으나 16번홀(파4)과 17번홀(파4)에서 연달아 1타씩 잃으며 무너졌다.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4라운드 첫 홀부터 퍼트를 네 번이나 하며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과를 떠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4번홀까지 1타를 줄였으나 강풍으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경기의 호흡을 이어가지 못한 박인비는 “대회를 우승하기 위해서는 날씨나 조 편성도 도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비슷한 조에도 잘 친 선수들이 있었다.“며 패배를 깨끗이 시인했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전 세계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박인비는 "배운 게 많은 대회였다"며 "어떤 대회도 잘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나연(26.SK텔레콤)이 막판까지 우승컵 경쟁에 가세했으나 아쉽게 미국의 루이스에게 우승을 내줬다. 최나연은 한때 3타차 선두로 나서기도 했으나 13~14번홀 연속 보기가 뼈 아픈 실수였다.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하고 17번홀에서 1타를 더 잃었다. 최나연은 1타를 잃어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반면 루이스는 17~18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한편, 박인비는 올해 처음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 재도전에 나선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다음 달 12일 프랑스 에비앙 마스터스GC에서 열린다.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던 에비앙 챔피언십이 올해 메이저 대회로 승격, 박인비는 9월 이 대회에서 이번 시즌 메이저 4승에 재도전한다.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1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렸다. 박인비는 8월 5일(한국시간) 새롭게 발표된 롤렉스 세계여자골프랭킹 점수에서 평균 12.91점을 받았다. 평점 9.47점을 얻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세계랭킹 2위)를 제친 박인비는 17주 연속 세계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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