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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가 쏘아올린 열정의 음악 가슴 벅찬 희망의 내일을 지휘한다

커버스토리 지휘자 금난새 | 2015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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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의 체온은 여전히 뜨겁다. 그는 청춘만큼 달아오른 심장을 지금도 지닌 채로 넘쳐나는 에너지를 자양분 삼아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꾼다. 이는 지휘자, 교육자, 예술 총감독 그리고 저자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일을 무리없이 진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이러한 역동적인 인생을 그는 몹시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금난새는 지금 이 순간도 20대 청년이다.

금난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남자 중 한 명이다. 금난새라는 인물을 설명하기에 어쩌면 ‘지휘자’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불과하다고 생각될 만큼 더 이상 그는 지휘자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그리고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1인 다역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무려 6개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연간 150회 이상 연주회를 이끄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지휘자는 물론이거니와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장래의 예술가들을 가르치는 교장선생님으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고 이례적으로 벤처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짜릿한 성공을 거둔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청년들에게 용기와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책의 저자이다. 여기에 그는 슬로바키아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Principal Guest Conductor)까지 맡게 되었다. 이처럼 금난새가 바쁘게 사는 이유는 뭘까. 전 세계인들의 최우선 가치는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는 것이다. 금난새도 다르지 않다. 그 역시 행복한 인생을 살고자 한다. 이는 그가 하기 싫은 일을 굳이 억지로 여러가지 맡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활동을 통해 행복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의 뿌리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지휘’이다.
가곡 <그네>를 작곡한 아버지 금수현 덕분에 금난새는 일찌감치 클래식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자유롭고 장난기 가득한 둘째로 지내오던 그는 중학교 때, 자신의 꿈을 처음으로 그리게 된다. 작곡가 레너드 번 스타인(Leonard Bernstein)이 미국 카네기 홀에서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지휘하는 걸 본 소년 금난새는 그때의 충격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얼굴을 찡그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환히 웃고, 때론 갈구하는 표정으로 음악을 들려주던 그의 지휘를 본 후로 모든 관심은 지휘에 집중됐다고. 그리고 지휘자는 어렵지 않게 금난새의 꿈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지휘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전무하여 그 꿈을 가슴 속에 묻어둔 채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게 되었다. 하지만 간절히 꿈을 꾸면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처럼 그에게 찾아온 단 한 번의 우연한 기회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게 되었다. 출장차 독일에 간 교사에서 일순간 지휘를 배우러 온 유학생 신분이 된 것. “저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실천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동안 지휘를 배우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고 너무 굶주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어요. 그때 제가 만약 주춤거렸다면 제 인생은 송두리째 달라졌겠죠?”
그렇게 독일은 그에게 희망의 땅이 되었다. 기적같은 독일행이 그의 인생의 두 가지 터닝포인트 중 하나라면 또 다른 한 가지는 친형의 죽음이다. 독일이란 나라가 금난새에게 진지함, 인내심, 성실함 등을 느끼게 해줬다면 그가 29살 때 들이닥친 친형의 죽음, 즉 가족의 부재는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사건이 되었다. 젊은 나날에 못다 핀 형의 인생을 자신이 대신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평소의 2배는 더 열심히 살게 되었다는 금난새. 마음으로 좌절하는 대신 이를 극복하는 쪽을 택하여 1977년 4년 만에 베를린 음대를 졸업하고 카라얀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4위로 입상하며 대망의 데뷔를 하게 됐다. 그 후의 인생은 가히 탄탄대로이며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금난새의 명성 그대로다. 프라하 방송 교향악단, 독일 캄머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등을 지휘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KBS교향악단을 맡았다. 그렇게 그는 12년 동안 KBS교향악단을 이끌다 돌연 1992년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전격 자리를 옮기고 이젠 급기야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는 벤처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나 기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기존의 오케스트라와는 다르게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원금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직접 지원을 끌어오고 있다. 그리고 연주자와 함께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임한 결과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그 어떤 오케스트라보다도 내실이 튼튼한 악단이 될 수 있었다. 금난새는 그동안 늘 그랬던 것처럼 현실에 안주하는 것 보다는 도전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인생 철학은 올초 출간된 저서 『모든 가능성을 지휘하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상에는 이미 쓰인 책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는 삶을 스스로 써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적어도 써놓은 책을 답습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시나리오 작가라면 그저 그런 뻔한 사건들이 전개되는 진부한 스토리보다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더 행복할 것입니다.” 이것은 그가 순탄한 길을 마다하고 돈키호테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애를 쓰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간결하게 담겨있어 청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지휘자 금난새는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첫 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는 새’라는 뜻의 순우리말의 이름을 지닌 그는 음악의 손짓으로 많은 사람들을 희망의 세계로 훨훨 날게 하고 있다. 이처럼 금난새는 자신의 지휘로 희망을 쏘아올림으로써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하늘을 나는 지휘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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